독일인인 필자는 축구를 아주 좋아한다. 축구 선수는 필드 위에서 각자 역할을 맡아 현란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수한 선수 가운데 필드 위에서 최적의 선수 조합을 찾아 최강의 조직력을 갖춘 팀을 구성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팀워크를 통해 목표를 이룬다. 더 높은 매출을 달성할 수록, 보다 혹독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세계무데에서 경쟁할 수 있는 최강의 플레이어들을 선택해 최고의 팀을 꾸려야 한다.
최고의 기업을 꾸리기 위해 그간 덜 주목받던 다양성이라는 요소에 초점을 맞춰보자. 다양성을 갖추면 최소 다섯 가지 측면에서 성과를 끌어올 수 있다. 기업이 다양성을 존중하면 최고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직원에게 동기 부여와 만족감을 주기 수월하며, 의사결정의 질이 높아진다. 또한 넓은 고객 풀을 분석하는 통찰력이 향상되며, 기업 이미지가 개선돼 글로벌 영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글로벌 고객과 투자자 기대치도 달라졌다. 투자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를 고려한다. 양질의 지배구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에 신뢰도를 부여하지 않는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임원진의 젠더 다양성을 기준으로 상위 25% 기업들이 하위 25% 기업들보다 평균 이상의 수익성을 얻을 확률이 25%더 높았다. 가장 높은 수준의 젠더 다양성을 지닌 기업과 가장 낮은 젠더 다양성을 지닌 기업 간의 실적격차는 무려 48%였다. 여성 임원진을 30% 이상 보유한 기업 또한 비율이 그보다 낮은 기업보다 높은 성과를낼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인재는 당연하게도 더나은 조합의 팀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된다.
코로나 19로 여성의 경제 활동은 특히 타격을 입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여성의 고용은 남성보다 위기 시 1.8대 더 취약했다. 통상 여성이 전 세계 고용의 39%를 차지하지만, 코로나 초반인 2020년 5월,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의 54%가 여성이었다.
뒤이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 등 세계적인 역풍이 불어옴에 따라 글로벌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성 평등을 위한 조치는 2030년 기준 세계 GDP를 12조달러 증가시킬 수 있다는 맥킨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간 12조 달러는 일본, 독일, 영국 GDP를 모두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2014~2025년 동안 여성이 기여할 글로벌 GDP 성장의 대략 두 배에 달한다. 평등은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양성을 확보해 최고의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설정하고, 설문조사와 포커스그룹인텨뷰(FGI 집단심층면접조사) 등을 통해 변화를 영속할 역량을 쌓아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업무 수행과 배움의 장' 이어야 한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만 일하며 결코 틀을 깰수 없는 '안전지대'나 팀원 간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꺼리는 '불안지대'에서는 최상의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다. 수행과 배움의 지대로 들어가려면 이타적인 노력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기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매경 ECONOMY 2022. 5. 25 ~ 5. 31 2160호 , 글쓴이 : 그라시안 피터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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