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건강은 '오복' 가운데서도 으뜸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한 치아를 타고났다고 해도 주변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흔히 '잇몸병' 이라고 불리는 '치주 질환'은 건강한 노후를 방해하는 원흉이다. 치석이 잇몸에 쌓여 염증이 생기고 결국 잇몸뼈 손상을 불러 치아가 약해진다.
치주 질환이란 '입안 세균에 의해 유발된 염증이 치아 주위 잇몸과 잇몸뼈를 파괴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 을 가리킨다. 주된 원인은 세균이다. 입속 타액에서 유래된 물질과 세균 등이 엉켜 붙어 치태가 만들어진다. 치태가 석회화되면 치아에 단단하게 부착된 치석이 되고, 거친 치석 표면에 부착된 세균들은 점점 더 치아 뿌리 끝을 향해 진행하며 조직을 파괴한다. 잇몸이 붓고 고름이 나오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경리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주 질환이 진행되면 잇몸뼈 파괴가 나타나고 결국 치아가 저절로 빠지거나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치과에 가볼까 하다 보면 저절로 가라앉아 그냥 말고는 하는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발치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기 전에 미리미리 치과에 가서 필요한 치료와 정기 점검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치주 질환은 단순 치아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해친다. 상실한 치아 수가 많을 수록 잘 먹는 즐거움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우리 몸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또 치주 질환의 영향은 구강 내에만 극환되지 않는다. 많은 연구에서 치주 질환이 당뇨병,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심장 질환, 치매 등 전신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치주 질환 세균이나 치주 질환에 의해 생긴 염증성 물질들이 혈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치주 질환과의 관련성이 특히 많이 언급되는 것은 당뇨병이다. 잇몸 질환으로 생긴 염증 물질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이 생산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쳐 당뇨병 증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 잇몸병이 빠르게 악화되고는 한다. 심장 질환 중에서는 심장 판막에 세균이 붙어 염증이 발생되는 감염성 심내막염과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혈관 내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 혈관벽을 두껍게 만들어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매경 ECONOMY 2022. 4. 20 ~ 4. 26 21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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