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다가온 노. 노 부양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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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훅 다가온 노. 노 부양시대

by 미덕 의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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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노인을 간호하는 이른바 "노. 노 부양"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실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사회문제다. 곁에서 돌봐준다는 뜻의 개호를 붙여 "노노개호" 라는 단어가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다. 일본 노노 부양의 대표적 형태는 80~90대의 부부만 남은 경우다. 자식들은 이미 부모를 버린 지 오래다. 또 다른 형태는 70대 자식이 90대 노부모를 부양하는 것이다. 장수사회답게 90세 이상의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고, 자식이 곁에 있어봐야 그들도 70대의 노인이 됐다. 손자 세대는 부모 곁을 떠나버렸고, 결국 노인의 부모와 자식만 남아 서로를 보살펴줘야 하는 처지가 된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게 싫다"는 일본인 특유의 심성까지 더해져 요양원이나 연락이 닿는 자식 도움을 뿌리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노 부양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 여유가 많아도 소용없다. 신체적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자신을 돌보기도 어려운데 동반자 수발까지 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끔찍한 사회적 문제가 빚어지기도 한다.  2016년 일본 NHK는 "나는 가족을 죽였다" 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노노 부양의 혹독한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부모나 동반자의 목숨을 빼앗은 "개호 살인" 당사자가 11명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남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2017년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진행 속도만 보면 세계 1위다. 노노 부양 가구가 20만을 넘었다고 한다. 한국이 더 심각한 이유는 노인 세대에 축적된 부의 차이다. 일본은 정부 재정은 심각해도 민간 자산은 매우 건전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5년 당시 65세 초과 노인빈곤율이 4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사회적 안정망이 잘 갖춰진 것도 아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엄청난 고통을 맞이해야 할 것 같다. 

           (매경 ECONOMY   2022. 3. 30 ~ 4. 5   2152호   9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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